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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철학자 최진석과 함께하는 책 읽고 건너가기’] 12월의 책 조지 오웰 ‘동물농장’

by 광주일보 2020.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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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와 권력욕 향한 통렬한 풍자
타계 70주기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
동물들 주인공으로 전체주의 비판
개그맨 고명환과 유튜브 ‘북토크’중계

 

조지 오웰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붉은 돼지’는 스스로 돼지가 된 한 사내가 주인공이다. 1차 세계대전 중 이탈리아 공군 조종사였던 그는 파시즘에 반대하며 돼지가 된다. 전쟁을 싫어하는 그와 주변인물들이 엮어가는 이야기와 아름다운 그림체, 히사이시 조의 음악, 여주인공 지나가 카페에서 부르는 ‘체리의 계절’ 등은 잔잔한 울림을 준다.

파시즘과 전체주의를 반대하고 돼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이라면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을 빼놓을 수 없다. 우화(寓話) 형식을 빌려온 ‘동물농장’은 인간의 지배에서 벗어나 혁명을 이루고 이상 사회를 건설한 동물 공동체가 어떻게 변질되어가는 가를 통해 우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다.

인간들에게 부림을 받으며 노예처럼 일만하던 양, 개, 말, 소, 닭 등 동물들은 어느 날 늙은 수퇘지 메이저의 연설을 듣고 인간을 몰아내는 혁명을 통해 ‘동물농장’이라는 이름의 평등한 이상사회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특권을 잡기 시작한 돼지들은 권력을 앞세워 군림하고, 혁명에 참여했던 동물들은 하나 둘 죽어 사라지며 또 다른 독재에 시달린다.

지난 1월 타계 70주기를 맞은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1903~1950)의 대표작인 ‘동물농장’은 거대한 지배 시스템 앞에 놓인 한 개인이 어떻게 저항하다가 어떻게 파멸해 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디스토피아 소설 ‘1984’와 함께 그의 존재를 각인시킨 문제작이다.

 

 

‘철학자 최진석과 함께하는 책 읽고 건너가기-광주일보와 한 달에 한 권 책 읽기’ 12월의 책으로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이 선정됐다.

“농장에서는 동물들이 인간의 독재에 시달리며 살고 있었다. 늙은 수퇘지 한 마리가 인간의 야비함을 지적하며 혁명을 호소하자 동물들은 분노에 휩싸여 혁명을 일으키고 인간들을 축출한다. 동물들은 ‘동물주의’로 뭉쳐 평등한 이상 사회를 건설하려 하지만, 돼지들이 읽고 쓸 줄 안다는 이유로 주도권을 잡고 스스로 세운 규칙마저도 지키지 않는 특권층이 되어, 동물주의 사회는 결국 독재 사회로 전락한다. 독재로의 변질을 막기에는 다른 동물들이 너무 무지하였고, 지도자에게 너무 쉽게 현혹되었다. 인간의 독재를 뒤집어 평등한 이상사회를 건설하려는 동물들의 혁명 정신은 돼지들의 선민의식과 일반 동물들의 무지가 얽혀 인간이 지배할 때보다도 더 심한 착취가 가해지는 독재로 회귀하였다.”

최 교수가 이 책을 선정한 이유다.

 

1945년 첫 출간된 ‘동물농장’이 지금까지도 전 세계에서 열렬히 읽히는 이유는 사회비판 문학의 최선봉에 섰던 작가가 비판하고자 했던 세력이 ‘특정 시대, 특정 집단’에 국한되지는 않기 때문일 터다. 인류의 탄생 후 ‘어떤 시대, 어떤 장소’에서도 꾸준히 나타났고, 앞으로도 반복될 독재와 전체주의, 권력욕을 향한 신랄한 비판이자 풍자로 사회 부조리에 메스를 들이대는 이 작품은 그래서 언제나 유효하다.

‘동물농장’은 민음사, 열린책들 등 세계문학시리즈를 통해 출판됐으며 문학동네판은 ‘동물농장’과 함께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를 묶어서 펴냈다.

확고한 정치적 신념으로 글을 써온 조지 오웰은 소설, 에세이, 르포, 평론 등 700편의 글을 남겼다. 특히 그의 글은 ‘현장성’이 돋보인다. 1920년대 경제공황 당시 식당 접시닦이 등 자신이 겪은 밑바닥 생활의 참상을 담아 펴낸 ‘파리와 런던의 바닥생활(따라지)’, 스페인 내전 참전 후 전쟁의 어리석음과 이데올로기 문제를 담아 펴낸 ‘카탈로니아 찬가’는 르포 문학의 정수로 꼽힌다.

 

또 ‘나는 왜 쓰는가’ 등 조지 오웰의 에세이들을 엄선한 ‘조지 오웰 산문선’도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로 나왔으며 70주기를 맞아 프랑스 만화 작가들이 그의 삶과 시대와 작품세계를 재현한 그래픽 전기 ‘조지 오웰’도 눈길을 끈다.

함께 읽으면 좋을 또 다른 소설 ‘1984’는 해리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존 허트와 리처드 버튼이 주연을 맡고 ‘일 포스티노’의 마이클 래드포드가 메가폰을 잡은 동명의 영화로도 만날 수 있다.

12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책 읽는 개그맨’ 고명환씨와 ‘동물농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북토크’가 열린다. 토크 내용은 광주일보와 새말새몸짓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될 예정이다. 또 12월 둘째주에는 최 교수가 읽은 ‘동물농장’에 대한 이야기를 지역 작가 그림과 함께 광주일보 지면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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