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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광주 예술가들, 금남로 역사의 순간을 기록하다

by 광주일보 2024.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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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지도 _ 금남로의 예술가들’
8월까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김남주 등 6명 작품·아카이브 전시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오는 8월 25일까지 김남주 시인 등 6명의 예술가들의 삶과 아카이브를 전시하는 ‘기억지도_금남로의 예술가들’을 진행한다.

김남주 시인, 박효선 연극연출가, 정세현 민중음악가 등….

장르는 달라도 자신만의 예술영역에서 광주정신의 가치를 올곧게 추구했던 예술인들이다. 그들의 공통분모는 ‘광주’이며 ‘금남로’라는 구체적인 공간에 닿아 있다.

광주의 심장 금남로는 역사적, 문화적 장소성을 넘어 5·18의 가치 즉 민주와 인권, 평화에 수렴된다. 특히 광주민주화운동은 금남로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항쟁의 중심지였다.

금남로의 예술가들의 삶과 예술세계를 톺아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관장 김호균)이 기획전시실에서 펼치는 ‘기억지도_금남로의 예술가들’(8월 31일까지)은 금남로의 역사적 순간들을 자신만의 언어와 음악, 그림, 조각 등으로 형상화한 작가들을 소환한다.

앞서 언급한 이들 외에도 전시실에서는 화가 강연균, 사진작가 나경택, 조각 설치작가 박정용 등의 작품과 아카이브도 만난다. 단체로는 엄혹했던 군사독재시절 5·18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다채로운 활동을 펼쳤던 천주교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있다.

김호균 관장은 “이번 ‘기억지도’는 5·18민주화운동 이후 그날의 참상과 진실을 알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던 작가들과 단체들의 활동을 다양한 자료 등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시간”이라며 “자료들에서는 당시 뜨거운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예술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고투했던 예술인들의 고뇌와 숭고한 의지 등을 엿볼 수 있다”고 전했다.

전시실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예술가는 김남주 시인. 주요 시집은 물론 감옥에서 아내에게 쓴 편지, 육필시 등은 여전히 그가 살아 있는 듯한 실존의 분위기를 환기한다. 특히 ‘시와 혁명’, ‘사상의 거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김남주 詩集’, ‘조국은 하나다’ 등 시집은 시인은 가고 없지만 뜨거웠던 삶을 말없이 웅변하고 있어 잔잔한 울림을 준다.

“힘겨워선가/ 꼭두새벽부터 피어오르던 가벼운 안개도/ 아기봉에 잠들고 그대가 서 있다/ 무등산 상상봉/ 산은 무등산 내가 앉으면 만산이 따라 앉고/ 보라/ 산은 무등산 내가 일어서면 만파가 일어선다…”

벽면에 걸린 ‘무등산을 위하여’라는 시를 나지막이 읽다 보면 마치 저편 어딘가에서 무등산이 다가와 말없이 포옹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시인이 바라봤던 당시의 무등산과 오늘의 무등산은 여전히 5월의 아픔을 껴안고 그 자리에 서 있다.

5·18민주화운동의 참상을 그림으로 형상화한 강연균의 회화 작품과 1995년 통일미술제(안티비엔날레)에서 제작한 ‘하늘과 땅사이 4’의 관련 아카이브도 관람객을 맞는다. 강연균은 남도의 땅과 사람들을 모티브로 자연이 주는 감성과 풍물을 세세한 묘사와 깊이 있는 수채화로 그려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80년 암울한 시대 상황을 함축한 ‘뿌리 뽑힌 나무’ 등을 볼 수 있다.

‘금희의 오월’, ‘모란꽃’ 등을 연출했던 박효선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자리도 있다. 아카이브 자료는 마지막까지 예술의 열정을 불살랐던 고인의 삶을 보여준다. 그는 전남대 연극반과 탈춤반 후배들과 극회 ‘광대’를 창단하고 80년 5·18 당시 단원들과 ‘투사회보’를 제작 배포했다. 전시실에서 만나는, 1988년 제작한 ‘금희의 오월’ 공연 포스터는 강렬하면서도 압축적인 문구와 디자인으로 눈길을 잡아끈다.

이밖에 저항의 순간들과 광주의 진실을 기록했던 나경택의 사진, 정부의 탄압 속에서도 인쇄물과 영상을 제작해 5·18의 진실을 국내외에 알렸던 천주교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의 자료 등도 전시돼 있다. 아울러 44년에 걸친 5·18민주화운동의 기억을 따라가며 역사적 순간들을 재구성한 박정용의 조각설치 작품도 만난다.

한편 홍윤리 학예연구사는 “광주 예술가들은 금남로에서 펼쳐진 역사의 순간들을 근거리에서 체감하고 자신의 예술작품에 섬세하게 기록했다”며 “문학, 미술, 연극, 음악, 사진, 영상 등과 같은 여러 분야의 작품들은 당시 시민들의 정서를 대변해주며 예술문화운동을 이끈 동력이 되었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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