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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어디로 가지?

‘코로나 블루’ 치유해주는 전남 행복숲

by 광주일보 2020.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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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 치유해주는 전남 행복숲 (1) 보성 일림산

 

일림산((日林山)은 보성군 웅치면과 회천면 사이에 솟아 있는 높이 667.5m의 산이다. 그리 높지 않지만 일림산은 전국 최대 규모의 철쭉 군락지를 자랑하며, 호남정맥(湖南正脈)의 뼈대를 이루는 산이다. 매년 5월이면 일림산은 온통 붉게 물든다. 100만여 평에 군락을 이룬 산철쭉들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려 꽃물결을 이룬다.

전남도는 지난 2월 ‘2020년에 가봐야 할 블루 이코노미 명품숲’ 12곳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2월 방문하기에 적격인 명품 숲으로 ‘보성군 웅치 용반 전통마을숲’을, 5월 명품 숲으로 ‘보성 일림산 산철쭉 평원’을 꼽았다. 비록 철쭉 시즌이 지났지만 일림산은 ‘힐링’ 숲과 시원한 계곡을 품고 있어 등산객들의 발길을 이끈다.

 

 

일림산 정상 표지석.

등산로 입구 편백나무숲 울창

‘일림산·용추계곡’은 보성군 관광명소 ‘구경하고 싶은 9경(景)’가운데 7경으로 손꼽힌다. 일림산 산행 코스는 크게 ▲용추폭포~발원지(골치/절터)~정상(3.2㎞·1시간 40분 소요) ▲한치~정상(5㎞·2시간 30분 소요) ▲봉수대~정상(3.6㎞·1시간 50분 소요) ▲봉서동~정상(3.6㎞·1시간 50분 소요) ▲제암산 휴양림~곰재~사자산~정상(8.2㎞·4시간 소요) 등 5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시원한 물소리를 벗하면서 산행할 수 있는 용추계곡에서 철쭉산행을 시작한다. 주차장에서 100m위에 설치된 나무다리(용추교)를 건너면 울창한 편백나무 숲이 등산객을 맞는다. 숲길에 ‘편백나무를 껴안아주세요! 피톤치드를 드릴게요.’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피톤치드는 숲속 식물들이 만들어내는 살균성을 가진 물질로, 식물을 의미하는 ‘피톤’(Phyton)과 살균력을 뜻하는 ‘치드’(Cide)가 합성된 용어이다.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편백나무 숲길을 오른다. 산행을 마치고 숲속 평상에 앉아 휴식하며 간식을 먹는 등산객의 뒷모습이 여유롭다. 키 작은 활엽수 새잎은 역광속에서 초록 빛깔을 발산한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계곡 물소리가 청량감을 더해준다. 주차장에서 1.7㎞ 올라간 지점에서 발원지와 절터로 가는 등산로가 갈린다.

일림산 중턱 해발 540m 지점에 보성강 300여리의 발원지인 ‘선녀샘’이 자리하고 있다. 신기하게도 비탈진 곳에서 물이 스며 나와 작은 물줄기를 이룬다. 설명문에는 선녀샘의 유래가 이렇게 적혀 있다.

“아주 먼 옛날 선녀들이 온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곳을 찾아다니다 아름다운 경치와 어우러진 맑은 물을 찾아내서 발을 담갔다는 유래가 전해지는 곳이 선녀샘이다. 장가 못간 청년이 선녀샘에서 공을 들이면 그 해에 꼭 장가를 간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이곳에서 시작된 물은 용추계곡을 타고 내려와 웅치면 들녘과 장흥군 장평면을 돌아 보성군 노동면, 보성읍, 미력면을 지나 보성강 댐에 이른다. 이어 보성군 겸백면, 율어면, 복내면, 문덕면을 지나 주암댐으로 흘러들어간다. 그리고 곡성군 압록에서 300여리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섬진강과 합류한다.

 

매년 5월이면 일림산 능선은 붉은 꽃물결을 이룬다. 만개한 철쭉군락지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등산객.

전국 최대 규모 일림산 산철쭉 장관

선녀 샘을 지나 능선에 오르면 득량만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등산객들이 정상 직전 봉수대 삼거리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를 들고 풍경을 담는다. 정상에는 ‘일림산 667.5m’ 표지석이 우뚝 서있다. 일림산 임도는 산악자전거를 타기에 좋은 곳이기도 하다. 임도를 따라 라이딩을 즐길 수 있도록 코스가 정비돼 있다.

숲길을 따라 하산하다 보면 계곡을 흐르는 시원한 물소리와 다시 접하게 된다. 용추교를 건너기전 편백나무숲 오른쪽 계곡으로 발길을 돌린다. 자칫 놓치기 쉬운 용추폭포를 보기 위해서다. 용추(龍湫)는 계곡에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소(沼)가 있었다는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추(湫)는 소와 같은 의미다. 계곡 옆에 폭포수를 감상하기 위해 건립된 용암정(龍巖亭) 앞에는 ‘일림산 철쭉과 선경(仙境)의 용추폭포’라는 제목을 붙인 비석이 세워져있다.

 

섬진강으로 이어지는 용추계곡.

“…계곡에는 넓은 반석(盤석)과 기암괴석으로 연결된 약 2㎞의 반석위로 사계절 맑은 물이 흐르고 용이 승천했다는 용소(龍沼)가 암반위에 뚫려있어 명주실 한 타래를 풀어도 끝이 닿지 않았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으나 지금은 메워지고 흔적만 남아있다. 용소 옆에는 선녀탕(仙女湯)이 있어서 옛날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하였다는 명경지수(明鏡止水)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시원함에 도취되게 하는 폭포수이다.”

청정한 용추계곡 물줄기는 힘차고, 물소리는 시원하기만 하다. 보성 관내 많은 산 가운데 일림산은 호남정맥의 뼈대를 이루고, 보성강과 섬진강의 시원(始原)을 품고 있는 명산이다. 철쭉이 만개하는 5월뿐만 아니라 사계절 언제든 다시 찾고 싶은 명품 숲이기도 하다.

한편 전남도는 오는 2029년까지 총3750억 원을 투입해 보성군 등 16개 시·군 63개소 섬지역을 중심으로 ▲다도해권 ▲남도문화권 ▲해양레저권으로 나눠 섬별 향토·문화·역사성을 부각한 난대숲 복원 및 조성을 통해 ‘명품 테마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코로나 블루’ 치유해주는 전남 행복숲 (2) 담양 만성리 대숲

 

비가 온 뒤에 솟은 죽순은 30~40일이면 키가 다 자라고 이후 몸통이 단단해지는 경화 과정이 이어진다.

4월 중순부터 올라온 녀석들이 제법 실하다. 어떤 녀석들은 벌써 어른 키보다 더 커져있다. 땅을 뚫고 세상을 본지 불과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성장이 빨라 어제 모습이 다르고 오늘 모습이 다른 게 죽순(竹筍)이다. 그래서 우후죽순(雨後竹筍)이란 말이 생겼나 보다.

“올 봄은 날씨가 추워서 예년보다 대나무 죽순이 늦게 올라온 편이에요. 죽순은 올라온 후 30~40일이면 키가 다 자랍니다. 그만큼 성장이 빠르다는 거죠. 한 달이면 키가 다 자라고 이후로는 몸통이 단단해지는 경화(硬化) 과정이 이어지죠.”

담양군 경관녹지담당 김은주 팀장의 설명이다.

 

하늘 높이 자라고 있는 맹종죽. 담양 만성리 대숲은 맹종죽으로만 이뤄져 있다.

◇ 굵은 맹종죽 빼곡한 싱그런 산소숲

“쏴아~ 쏴아~” 대숲 한가운데 홀로서서 조용히 눈을 감고 자연에 몸을 맡겨본다. 바람소리인지, 바람에 몸을 맡긴 댓잎 소리인지 모를 자연의 소리가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청소해주는 것 같다.

‘대나무 골’ 담양은 죽녹원을 중심으로 곳곳에 대나무숲이 조성돼 있다. 대나무 면적만 2500여㏊에 달하며 매년 도로변과 하천 등에 대나무를 심으며 특화조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에 담양군이 최근 심혈을 기울여 관리하고 있는 곳이 담양읍 만성리에 있는 대나무 숲이다. 일명 ‘만성리 대숲’으로 불리는 이곳은 지난 1월 전남도가 선정한 ‘2020년에 가봐야 할 블루 이코노미 명품숲’에 선정되기도 했다.

블루 이코노미 명품숲은 잘 알려지지 않은 전남의 아름다운 숲을 발굴해 휴식과 힐링의 여행 명소로 관광자원화 하기 위한 것으로, 네티즌이 선정한 가장 방문하고 싶은 숲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죽순이 올라오는 4~5월에는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던 시기라 관람객은 눈에 띄지 않았다. 죽녹원 뒤편으로 5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만성리 대숲은 하늘 높이 쭉쭉 뻗은 대나무가 2.8㏊(8500여평) 규모로 숲을 이루고 있다.

분죽과 왕대가 많은 죽녹원과 달리 만성리 대숲은 맹종죽으로만 이뤄져 있다. 개인 소유였던 곳을 10여년 전 담양군이 매입해 종죽장 형태로 관리해왔다.

맹종죽은 키가 높고 굵기 때문에 대나무류 중에서 맏형 격으로 평가받는다. 키는 10m에서 20m까지 크는 것도 있다. 키는 왕대와 비슷하지만 지름은 20cm 정도로 훨씬 굵다. 다른 대나무에 비해 죽순이 가장 먼저 나오고 식용한다고 해서 ‘죽순대’라고도 한다.

줄기는 청록색이며 줄기 마디에 흰가루가 보이는데 이 때문에 줄기가 가장 예쁜 대나무라고도 한다. 죽피에 흑갈색 반점이 있고 윤기가 적으며 매우 단단해 속이 비고 밑둥이 굵어 죽제품으로 널리 활용된다.

대나무는 보통 뿌리를 통해 번식이 이뤄진다. 대나무 뿌리를 지하경이라고 하는데 땅 속에서 뿌리가 번져나간다. 3~4년 동안 땅 속에서 활동을 하다가 죽순으로 올라오면서 하루에만 30~50㎝씩 우후죽순으로 자라난다.

뿌리 번식을 통해 자란다고는 하지만 건강한 숲 조성을 위해서는 적절한 간벌작업이 필요하다. 대나무들이 적당한 간격을 유지해 잘 자라도록 불필요한 나무는 솎아내는 작업이다. 산책로에 자라난 죽순은 제거하고 오래된 나무들도 대상이다. 맹종죽은 오래되면 누렇게 변하기도 하는데 이럴경우 간벌작업을 통해 잘라주고 새로운 죽순을 키워주면서 초록 숲을 형성한다. 잘라낸 대통은 자원으로 활용한다. 담양 대표음식 중 하나인 대통밥에 사용되는 대통도 대부분 맹종죽을 이용한다.

대나무축제가 열리는 5월에 특히 관광객이 많지만 여름에는 4~7도까지 기온을 낮춰주기 때문에 더위를 피하기 위해 찾아도 좋다. 특히 만성리 대숲은 겨울 눈내리는 날 찾아가기 좋은 곳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만성리 대숲에 세워져 있는 SBS드라마 ‘더킹:영원의 군주’ 촬영 소품.

◇ 숲의 기운으로 ‘코로나 블루’ 치유

숲 한가운데로 걸어가다 보니 성인 키 두 배 높이의 돌기둥 두 개가 세워져 있다. 본래부터 이 자리에 있었던 듯 얼핏 오래돼 보이는 이 돌기둥은 현재 방영되고 있는 SBS 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에서 대한제국 황제 이곤(이민호 분)이 평행세계를 넘나드는 차원의 문으로 사용된 드라마 촬영 소품이다.

‘대나무 골’ 담양에는 힐링과 치유가 가능한 대나무 숲이 많은데 드라마와 영화, CF 촬영의 단골 장소이기도 하다. 만성리 대숲 뿐 아니라 전국 최대 관광명소가 된 죽녹원(담양읍)과 사유지인 대나나무골 테마공원(금성면)이 인기가 높다.

많은 사람들이 대나무 숲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대나무는 누구에게도 무릎을 굽히지 않을 것 같은 강함이 느껴진다. 곧게 자라는 특징 때문에 지조있는 선비를, 대쪽같은 기질은 절개와 정절을 상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나무 숲을 찾으면 왠지 모를 안도와 위안을 받는다. 사방이 온통 하늘높이 솟은 대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지만 답답함이 느껴지진 않는다.

대나무 숲을 산책하면서 숲의 기운을 받는 죽림욕(竹林浴)은 ‘코로나 블루’ 치유에 제격이다. 대숲에서 발행한 음이온은 우리 몸의 혈액을 맑게 해주고 저항력을 증가시켜 건강에 도움을 준다. 특히 산소발생량이 높아 밖의 기온보다 4~7도나 낮다. 뇌에서 알파(∝)파의 활동을 증가시켜 스트레스 해소, 신체·정신적 이완운동, 심신의 안정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피톤치드 농도 역시 편백숲 못지 않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지난해 진주시험림의 대나무 숲의 피톤치드 농도를 측정한 결과 ㎥당 하루 평균 3.1㎍으로 도심보다 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편백숲의 농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호흡기나 피부를 통해 인체에 흡수되는 피톤치드는 피로회복, 면역증진, 항염·항균, 스트레스 조절 등에 효과가 높다.

4~5월에 나는 죽순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 기능을 높이고 피로회복, 고혈압 예방에 효능이 있어 음식으로 섭취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죽순을 무작위로 채취하는 건 금지돼 있다. 특히 만성리 대숲은 담양군에서 장기 계획으로 명품숲 조성을 계획하고 있는 곳이라 이곳 맹종죽 죽순은 대나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일절 채취를 금하고 있다. 죽순이 나올 즈음이면 대나무 지킴이가 상주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죽순 채취를 막고 새순이 다치지 않게 지켜주기도 한다.

만성리 대숲은 본래 원시림으로 보존할 계획으로 군에서도 별도로 홍보를 하지 않았던 곳이다. 지난 2014년 6월 국가중요농업유산 제4호로 지정해 보존 관리해 오면서 인근 지역민과 이곳을 아는 몇몇만 간혹 찾았다.

김은주 팀장은 “맹종죽 대숲을 좀 더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그동안 공식적으로 개방하지 않았다”며 “죽순이 다 자라난 이후인 6월 중후반부터는 일반인들의 방문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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