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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기자

쉬어가기 힘든 ‘이동노동자 쉼터’ 유명무실

by 광주일보 2023.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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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13개 공공기관 내 34곳 운영
전시행정에 운영시간도 제한
야간 대리기사 등 활용 못하고
집배원·배달기사 “가기 민망해”
정류장 등 이용률 많은 곳 설치를

14일 광주일보 취재진이 찾은 광주시 광산구 경제고용진흥원 이동노동자 쉼터는 불이 꺼져 있다.

집배원이나 택배·배달 기사, 퀵 서비스, 대리기사 등 장시간 외부에서 일하는 ‘이동 노동자’들을 위해 광주시가 조성한 이동노동자 쉼터가 실효성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공기관의 로비 등에 쉼터를 지정해 무더위에 땀에 젖은 이동 노동자들이 이용 자체를 꺼리는데다 이용시간대도 공공기관 근무시간에 한정돼 야간에 일하는 대리기사 등은 전혀 활용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일부 쉼터는 생수 등 음료시설도 없을 뿐더러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지도 않아 광주시의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4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동노동자들의 휴식을 위해 조성된 이동노동자 쉼터는 광주지역 13개 공공기관과 그 산하기관에 총 34곳이 있다.

쉼터는 광주시 직속 공사·공단, 출연기관 건물 등 기존 건물의 로비나 휴게시설 등에 설치돼 주말과 공휴일은 제외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동노동자들은 쉼터를 알고는 있지만 실제 이용하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직업 특성상 여름철에는 장시간 외부에서 활동하다보니 온몸이 땀에 젖어 땀 냄새가 나는 상태에서 공공기관의 로비에 들어가는 것이 꺼려진다는 것이다.

택배기사 윤민호(52)씨는 “이동노동자 쉼터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실제로 가서 이용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공공기관은 광주시민 모두가 이용하는 공간인 만큼 여름철 일하며 땀 흘리고 지저분한 상태에서 찾기에 거부감이 든다”고 말했다.

전일빌딩 245 1층 로비, 상무골프연습장 1층 로비, 광주테크노파크 1층 구내식당 앞, 광주과학기술진흥원 1층 로비 등이 이런 곳이다.

또 쉼터 환경상 편하게 쉴 수 없는 것도 한 이유로 꼽고 있다.

14일 기자가 방문한 광주시 북구 우산동 광주시립무등도서관 쉼터는 내부에 독서실과 비슷하게 소음이나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경고문이 붙어있어 편하게 쉴 수 없는 환경이었다.

북구 대촌동에 있는 광주테크노파크 쉼터는 직원들이 오가는 엘리베이터 앞과 식당 문 옆에 위치해 10분간 머무는 동안 10명이 넘는 직원들이 돌아다닐 만큼 공개적인 장소였다. 양동시장역 쉼터의 경우 전시관과 체험 공간 사이에 위치해 앉아있기 민망함도 느껴졌다.

또 동구 서석동 광주영상복합문화관 쉼터는 1층 화장실 바로 앞에 조성돼있는데 사실상 직원들의 공간으로 활용돼 이동노동자들이 이용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일부 쉼터에는 안내 입간판이 설치되지 않아 쉼터가 어디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와 상무골프연습장, 광주시청 1층 시민대화방, 빛고을고객센터에는 안내 입간판이 설치돼 있지 않아 쉼터인지 알 수 없었다. 광산구 광주경제고용진흥원 쉼터는 도서관과 겸용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곳 직원들조차 모르고 있었다. 되레 “원래 문이 잠겨있는 곳인 줄 알았다”, “그동안 아무도 이용하지 않아 알 수 없었다”며 놀라기도 했다.

일부 쉼터는 최소한의 설비(냉·난방기 가동, 정수기와 의자 등 비치)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곳도 있었다.

평동역, 송정공원역, 운천역, 화정역 쉼터에는 정수기나 음료시설을 찾아볼 수 없었다. 광산구 광주시공무원교육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된 공사로 쉼터가 없어졌다.

음료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남광주역 쉼터엔 시민들만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쉼터 자체가 공공기관에 설치되다 보니 공공기관이 몰려있는 자치구에 집중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광주 자치구별로 쉼터는 동구 3곳, 서구 17곳, 남구 2곳, 북구 3곳, 광산구 9곳에 설치돼있어 공공기관이 많은 서구에 몰려있다.

이동노동자들은 쉼터 장소 선정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택배기사 박경미(여·36)씨는 “일을 하다보면 잠시 서서 기다리거나 시간을 보내야 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편하게 들어가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동노동자들이 자주 머무는 아파트나 버스정류장 근처 또는 이동노동자들이 찾을 수 밖에 없는 주유소나 차량 수리센터 등에 조성하면 더욱 편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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