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봉사’ 20년…“환자의 편안한 웃음에 가슴 뿌듯”
화순전남대병원 완화의료병동 자원봉사자 박희철씨
“목욕 후 흡족해 하는 환자들 표정 보면 보람”
“완화의료병동에 더 많은 봉사 이어지길 희망”
“깨끗하게 씻겨진 환자들의 편안한 웃음에 뿌듯함을 느낀다. 환자들이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의미 있게 마무리하고, 평안한 병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게 내 역할이다. 나도 언젠가는 병상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에 ‘내가 먼저 이 일을 한다’는 마음으로 환자 한 분, 한 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완화의료병동에서 20년째 봉사하며 환자들의 말벗이 되어 온 박희철(63)씨. 최근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완화의료병동에서 봉사활동을 마치고 나온 그를 만났다. 피곤한 내색 없이 밝게 미소 띈 표정에서 오랜 봉사자의 ‘내공’이 느껴진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환자의 신체적 증상을 적극적으로 조절하고, 환자와 가족의 심리 사회적·영적 어려움을 돕기 위해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 등으로 팀을 이루어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경감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의료서비스이다. 자원봉사자는 환자와 산책을 함께 하고, 목욕시키고, 말벗이 되어 주는 등 병동 곳곳에서 실제로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구성원이다.
박희철 씨는 지난 2004년 다니던 교회의 호스피스팀으로 시작해 20여 년간 자원봉사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 그는 “당시 암 투병 중이던 담임 목사를 목욕시켜 드리고 나서 평온해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서 봉사의 중요함을 깨달아 지금까지 환자들과 함께 하게 됐다”며 봉사 배경을 밝혔다.
특히 그는 “슬픔과 안타까움에 환자에 대한 원활한 돌봄이 쉽지 않기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박 씨는 매주 월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목욕 봉사하며, 2인 1조를 이뤄 하루에 많으면 네 명의 환자를 담당하기도 한다.
그는 “목욕 봉사는 씻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목욕 전후로 준비하거나, 환자 옮기는 작업 등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신경 써야 될 일도 많다” 면서 “하지만 목욕한 후 환자의 흡족해하는 표정을 보면 가슴 깊이에서 뿌듯함이 차오르고, 그날의 피로가 말끔히 풀리는 것 같다”고 보람된 순간에 대해 설명한다.
‘자원봉사 통해 혹시 자신의 생활에 변화가 있었는지’라는 물음에 그는 “봉사 시작하기 전에는 조금만 힘들어도 고통스럽게만 생각했었는데 봉사하면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고 소소한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답하면서 “이 봉사는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기억에 남는 환자’에 대해서는 잠시 긴 호흡을 내쉰다. 그는 “봉사 초기에는 환자의 사연을 듣고서 함께 아파하고 기도도 하면서 환자의 상황에 몰입했었다. 하지만 환자에 대해 깊게 알면 알수록 환자가 세상을 떠난 뒤 찾아오는 공허함이 너무 커서 이제는 목욕시켜 드리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왜냐하면 오랫동안 더 많은 환자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기 때문이다”며 답을 대신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예전에는 호스피스에 대한 잘 못 아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지속적인 홍보와 캠페인으로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인식도가 높아진 것 같다” 면서 “앞으로 더 많은 자원봉사자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승원 기자 swseo@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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