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어떻게 아이콘이 되는가
더글라스 B. 홀트 지음, 윤덕환 옮김
다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코카콜라, 나이키, 버드와이저, 스타벅스…. 그렇다. 오랜 시간 고객들에게 각인된 브랜드들이다.
우리 주위에는 수많은 브랜드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브랜드들이 명멸한다. 어떤 브랜드는 시간과 무관하게 영향력이 여전하다. 그렇다면 어떤 브랜드는 역사가 되고 어떤 브랜드는 역사 뒤안길로 사라질까?
‘브랜드는 어떻게 아이콘이 되는가’는 특정 브랜드가 문화 속에서 파생돼 문화 아이콘이 되는 과정을 조명한 책이다. 이전의 브랜드 전략과는 다른 브랜드 모델인 ‘문화 브랜딩’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저자인 더글라스 B. 홀트는 옥스퍼드대 로레알 마케팅 석좌교수로 있으며 그동안 다양한 브랜드를 위해 문화전략을 개발했다. 그의 고객 명단에는 코카콜라, 마이크로소프트, 스프라이트, 잭 다니엘, 조지아 커피, 마스터카드 등 기업과 비영리 단체들이 있다.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된다. ‘팔리는 브랜드가 되려면 ‘상품’이 아닌 ‘문화’에 초점을 맞춰라.’ 저자는 그동안 광고 기획자들이 감에 의존해 전략을 세웠다면 직관 뒤에 숨은 원리에 주목한다. 고객 세분화, 타기팅, 포지셔닝, 브랜드 자산 및 브랜드 충성도 등 마케팅 원리를 흔든다.
저자에 따르면 대부분 크리에이터들은 브랜드를 문화에 맞게 조정하는 데 신경쓰지 않는다. 창의적, 차별화된 경쟁을 할 뿐이다. 그로 인해 대부분 문화 브랜딩 시도는 실패로 끝난다. 그러나 저자는 “최고의 창의적 본능보다는 진정한 문화적 본능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원리를 밝히고 이 원리를 이용하여 아이코닉 브랜드를 형성할 수 있는 전략적 언어”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관점에 따르면 가장 성공적인 브랜드가 ‘아이코닉 브랜드’(iconic brand)다. 문화 아이콘이 된 브랜드라는 뜻의 아이코닉 브랜드를 대표하는 것은 ‘BTS’라 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이 한류라는 상품을 넘어 전 세계 Z세대 문화 아이콘이 된 것은 문화적 콘텐츠 전략과 무관치 않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이상을 형상화한 브랜드, 또는 되고 싶은 사람을 표현하는 데 도움을 주는 브랜드에 열광한다.
창의성이 대중과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일 필요할까? 저자는 정치와 사회, 문화적인 맥락 속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대적인 맥락을 고려하지 않는 창의성은 실패로 귀결될 뿐이다. 저자는 폭스바겐이 ‘씽크 스몰’(작게 생각하라) 이후 사회와의 연관성을 고려하지 않고 더 극단적인 창의성을 강조해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본다.
또한 저자는 브랜드는 국가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지지자를 끌어 모으는 플랫폼 역할로 정의한다. 소비자는 시민권을 가진 시민이자 투표권을 가진 국민이기 때문이다. 시민적 역할의 연장선에서 소비자 역할이 존재하고, 소비자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갈등과 고민을 하기 마련이다. ‘사회적 맥락 속에서의 소비’는 투표일 수도, 항의 표시일 수도, 대리적 정치 행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으로 저자는 “한 브랜드가 빠른 상업적 이익을 위해 신화 추종자들의 충성도를 이용하는 것처럼 보일 때 그 브랜드의 신뢰도는 떨어지고 효과는 사라진다”고 경고한다.
<한국경제신문·1만9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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