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확대에 반수생 느는데 학교 분위기 어수선
모의고사·수시·수능 등 학사 일정 빨리 나와야
'코로나19’ 확산으로 개학이 연기된 고3 수험생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개학이 늦춰져 학습 공백이 커졌을 뿐 아니라 학생부 작성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의고사와 대입 수능 등 학사일정도 확실하지 않아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정시 확대로 대입기조가 전환되면서 N수생(재수생 이상 수험생)이 대거 유입되고 온라인 강의 등 대학 생활에 실망한 반수생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이번 대입에서 N수생에 비해 현 고3 수험생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 올해 대입, 고3 수험생이 N수생보다 ‘불리’ 전망 = 대체로 학년 초는 고3 수험생의 집중도가 가장 높을 때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상 초유의 ‘4월 개학’으로 여태 등교를 하지 못 하고 있다. 반면 N수생은 학원 등에서 학업에 열중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입시 전문가들은 “지금 상태로선 예정대로 개학을 해도 학생들은 한동안 불안한 마음으로 학교를 다녀야 한다”며 “학교가 정상화될 때까지 고3 학생들의 학업 집중도는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개학 연기로 학사일정이 빡빡해지면서 고3 수험생들의 학습 부담은 커졌다. 수업일수·시수가 줄었지만, 수업 진도는 그대로라 짧은 시간에 학습해야 할 양이 늘었다. 또 3월 모의평가가 4월로 미뤄지면서 모의평가와 중간고사를 동시에 준비해야 하고, 수시모집에서 스펙으로 활용되는 교과 외 활동을 수행할 시간도 부족하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보통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3학년 1학기에 부족한 활동을 마무리하는 데 올해는 그럴 시간이 부족해졌다”며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지금 난감한 상황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개학 후에도 고3의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상황에서 학교 분위기가 어수선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수시·수능 일정 하루라도 빨리 나와야 혼선 없어” = 재수생에게 불리하다고 알려진 수시도 올해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게 입시전문가들 의견이다. 수업시수 단축으로 활동 내용은 줄었는데, 교사들이 기재해야 할 양이 증가하면서 고3의 학생부가 부실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교사들이 학생부의 ‘교과 세부 능력 및 특기사항’을 모든 학생에게 써줘야 해 이전보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개학 연기로 중간고사 일정이 밀리면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마감해야 할 시간이 부족해졌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대입 수시에서 졸업생의 지원율은 보통 20% 내외이고, 합격률은 그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재학생의 학생부가 부실해질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방학이 줄어든 것도 재학생에게 불리한 요소다. 고3은 보통 여름방학 때 자기소개서를 완성하거나 대학별 고사에 대비한다. 학원에서 탐구과목 등 단기 완성을 들으면서 수능에서 부족한 부분을 준비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올해는 방학이 2주로 짧져 이를 준비하거나 사교육을 받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학이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면서 이에 회의를 느껴 재수를 고민하는 대학생이 증가하는 것도 변수다. 수험생들이 주로 찾는 대입 정보 카페 ‘수만휘’에는 반수를 고민한다는 게시글이 쏟아지고 있다.
진학 담당 교사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평상시라면 3월 모의평가 성적을 두고 진로상담을 할 시기지만, 개학 연기로 진학지도가 어려워졌다.
광주의 한 고교 교사는 “하루라도 빨리 학사 일정이 나와야 지금이라도 수능 대비 전략을 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2학년 내신 성적과 모의평가 성적을 토대로 정시와 수시 중 어떤 방향으로 준비할지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개학과 모의평가 일정이 미뤄지면서 그게 불가능해졌다”며 “고3 학생들 사이에서는 벌써 ‘올해는 재수각’(재수할 느낌)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이 나온다”고 전했다.
/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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