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금동불상 내던지고 가치 작은 복장 유물 훔쳤다 붙잡혀
절에 금품을 훔치러 절에 침입한 절도범이 먼지가 묻는 솜뭉텅이에 쌓여있던 문화재 가치를 몰라 던져놓고 나머지 금품만 챙겨나왔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26일 장흥경찰에 따르면 문화재 절도범 A(48)씨는 지난 10일 새벽 5시께 장흥군 B사찰 대웅전에 침입, 불상 안에 있던 ‘복장유물’을 챙겨 달아났다. 복장(腹藏)유물이란 불상 안에 넣어 잘 밀봉한 사리·불경·금탑·귀금속 등을 말한다.
사찰측은 대웅전 절도 사실을 확인한 다음날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대웅전 CCTV는 며칠 전 폭우가 내릴 당시 낙뢰를 대비, 전기를 차단하면서 작동하지 않았다.
당시 절 주지스님은 경찰에 “절에 보관중인 문화재도 사라졌다”고 신고했다. 이 사찰에는 전남도 문화재 270호 금동여래입상(높이 10㎝·7~8세기 제작 추정)이 보관돼 있었다.
경찰은 동종 범죄 전력에 일대 CCTV 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지난 15일 A씨를 대구에서 붙잡은 뒤 금동여래입상의 행방을 추궁했다. A씨는 “복장유물을 가지고 나온 건 맞지만 금동상 같은 건 보지도 못했다”며 항변했다.
A씨는 훔치지 않은 것까지 덮어쓸 것 같은 생각에 당시 상황을 떠올리다 불상을 열어 복장유물을 뒤지던 중 솜뭉텅이가 나오길래 옆으로 버렸던 것 같다고 했다.
경찰은 다시 사찰을 찾아 대웅전을 뒤지다 한쪽 어두컴컴한 곳에서 솜 뭉텅이 속에 감춰진 금동여래입상을 발견해 사찰측에 인도했다. 조사결과, A씨는 삼국시대때 만들어진 불상은 내던지고 그보다 값어치가 떨어지는 유물만 훔쳐가 순천 금은방에 맡겨 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B사찰 외에 해남의 한 암자에서도 금품을 훔친 혐의를 확인, 지난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혐의로 구속해 검찰로 넘겼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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