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비가 내리던 지난 4일 광주시 북구 용봉동 비엔날레전시관.
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 영향으로 두 차례 연기됐던 제13회 광주비엔날레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방역지침을 지키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전시를 관람하는 모습이었다. 올해는 단체 관람객을 받지 않고, 처음으로 월요일에 전시장 문을 열지 않는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분위기 속에서 행사가 시작됐다.
비엔날레 개막 첫날이었던 1일을 포함해 첫 주말 3~4일 등 3일간 비엔날레전시관 관람객 수는 7005명이었으며 비엔날레전시관을 비롯해 국립광주박물관 등 광주 전역에 흩어진 전시장의 총 관람객수는 개막 3일간 8747명이었다.
전시관 입구에서 발열체크와 손소독, 명부 기입 등을 마치고 입장한 관람객들은 올해 처음 무료로 개방된 제 1전시실로 들어섰다. 이번 행사에서는 매 전시실 입구마다 체온 측정과 손소독을 해야한다. 예전에는 티켓박스가 야외에 있었던 데 반해 올해는 1 전시실에 티켓박스와 물품보관소, 안내 리플릿 등을 비치해 관람객들이 편하게 전시관람을 시작할 수 있다. 1전시실에는 김상돈·민정기·문경원 등 국내 작가와 아일랜드 출신 작가 존 제라드의 영상 작품 등이 전시돼 있어 관람객들은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1전시실의 작품은 이어지는 2~4전시실에서 만나는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을 ‘미리’ 만나는 의미가 있어 계속 관람하다 보면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관람객들에게 인기 있는 작품은 전시장 중앙에 설치된 오우티 피에스키의 ‘함께 떠오르기’로,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 이들이 많이 보였다. 또 콜롬비아 작가 아나 마리아 밀란의 영상 작품은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구성으로 인기를 모았으며 3전시실에서 만나는 그의 또다른 작품 ‘해피 피플’은 광주에서 작업해 눈길을 끌었다.
주말인 이날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또 작품 해설이 담긴 오디오 가이드를 휴대폰에 내려받아 세심하게 작품을 관람하는 ‘나홀로 관람객’들도 보였다. 전시관람 중 쉬어갈 곳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항상 나왔었는데 올해는 영상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구조물을 다양하고, 넓게 배치하는 등 배려를 해 관람이 편하다는 반응이었다. 또 야외로 창을 내 푸른 신록이 한눈에 들어오는 3전시실은 독특한 공간 구성으로 전시 관람의 또 다른 즐거움을 전한다.
팬데믹, 성소수자 문제, 소수민족 문제, 페미니즘, 환경 등 다양한 주제로 작업한 영상 작품들을 차분히 관람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올해는 다른 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상작품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이라, 관심 있는 주제를 다룬 작품은 차분히 관람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전시내용에 대해서는 가족과 함께 방문한 이들의 경우 “눈에 확 띄는 작품이 별로 없다. 어렵다. 무겁다”는 반응이었다. 오디오 가이드를 활용하며 홀로 관람하던 이정희(32)씨는 “샤머니즘이나 잘 알지 못하는 타지역 소수민족의 이야기 등은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며 “환경이나, 페미니즘 문제 등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아 차분히 관람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전시관람에서는 비대면 전시 음성 해설 ‘오디오 가이드’를 적극 활용하는 게 좋다. 아무래도 현대미술은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어 직접 해설을 듣는 도슨트 제도를 활용하는 관람객들이 많았지만 올해는 코로나 19 영향으로 도슨트를 운영하지 않고, 오디오가이드를 제공한다.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하면 69작가(명/팀)의 작품 설명과 함께 감독 인터뷰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뮤지엄 테크 기업 ㈜피플리가 구축한 애플리케이션 ‘큐피커’는 구글과 안드로이드 앱스토어를 통해 다운로드가 가능하며 티켓 박스에서 상세한 안내 설명을 해준다.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Minds Rising, Spirits Tuning)’을 테마로 열리는 이번 전시의 주제전은 비엔날레전시관 이외에도 국립광주박물관,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광주극장에서 열리며 광주정신을 탐색한 GB커미션(옛 국국광주병원·아시아문화전당·광주문화재단),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전 ‘메이투데이’(옛 국군광주병원), 국내외 미술관을 연결하는 파빌리온 프로젝트(은암미술관·아시아문화전당)도 열린다. 비엔날레전시관 이외에는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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