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도 비즈니스가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된다. 세계적인 기업의 성장 배경에는 라이프스타일과 아울러 지역문화가 있다. 지역의 특색 있는 로컬 자원과 결합했을 때 라이프스타일은 콘텐츠로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일례로 커피문화의 산실인 시애틀에서 스타벅스가, 아웃도어의 도시 포클랜드에서 나이키가, 실용주의 라이프스타일이 자리잡은 알름훌드에서 실용주의 브랜드 이케아가 탄생했다는 사실은 이를 방증한다.
지금은 클릭 한번이면 모든 게 배송이 되고 콘텐츠를 누릴 수 있는 시대다. 오프라인 상권 붕괴는 팬데믹이 가속화한 측면이 있지만 피할 수 없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세상만사는 양면이 있는 법.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역설적으로 오프라인에 대한 욕망을 키웠다. 오프라인이 줄 수 있는 경험과 감성, 커뮤니티를 찾는다.
온라인이 대체할 수 없는 오프라인만의 콘텐츠, 그것의 핵심은 바로 ‘로컬’이다. 지역특색이 있는 로컬 자원과 라이프스타일을 접목한 콘텐츠가 만들어졌을 때 사람과 돈이 모이기 마련이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펴낸 ‘머물고 싶은 동네가 뜬다’는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가치가 어떻게 창조되는지 주목한다. 그동안 모 교수는 ‘골목길 자본론’, ‘인문학,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와 같은 저서를 통해 로컬과 지역발전에 대한 방안을 모색했다.
이번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핵심 내용은 이렇다. “사람들을 공간에 머물게 만드는 힘은 물건이 아니라 그곳에서 향유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에 있다. 로컬은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이러한 배경에는 과거와 달리 개성과 삶의 질 등을 중시하는 MZ(밀레니엄Millennium+Z)세대 특성과 무관치 않다. 로컬은 개인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특정 공간과 스타일이 녹아 있다. 문화재나 역사에서부터 건축물, 노포, 특산품 뿐 아니라 특정 제품을 오랫동안 만들어온 ‘장인’도 연관돼 있다.
이를 만들어낼 중요한 요인은 사람이다. 로컬경제 핵심은 지역자원과 문화, 커뮤니티를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로컬 크리에이터’이다.
저자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추구하는 가치, 지역만의 가치, 그리고 사회가 원하는 가치가 맞물리는 지점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문학적 세계관을 세우고 사회과학으로 지역과 상생하며 경영학으로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라는 의미다.
저자의 로컬 비즈니스 모델로 3가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앵커스토어 모델이다. 혁신성, 지역성, 문화성을 토대로 지역 랜드마크가 되는 것을 추구하는 방안이다. 다음으로 앞서 언급한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다. 단순한 ‘물건’이 아닌 삶과 생활의 스타일을 판매하라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인프라 비즈니스 모델을 꼽을 수 있다. 특정한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미디어, 유통, 이커머스 등 로컬 크리에이터들에게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결국 고유의 산업이 지역에서 선순환하는 생활권 구축으로 집약된다. 다양성을 산업과 일자리로 만들려면 ‘다름’이라는 자원은 필수다.
<알키·1만9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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