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 경기 외에 화제가 된 일이 하나 있었다. 다름아닌 ‘평창 롱패딩 대란’. 평창 롱패딩을 구매하기 위해 지방에서 서울까지 올라와 줄을 섰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회자됐다. 굿즈에 열광하는 새로운 현상으로까지 읽혔고, 수많은 뉴스들이 쏟아졌다.
굿즈는 가방, 머그컵, 인형, 등 갖가지 형태로 기획되고 판매되는 상품을 말한다. 잘 만든 굿즈 하나가 문화현상을 낳는 것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광주’와 ‘전라도’를 콘텐화하는 분야에서도 굿즈가 나올 수 있을까? 최근 아시아문화전당(전당장 직무대리 최원일·ACC)과 전라도 사투리를 모티브로 문화상품을 선보여왔던 지역업체 ‘역서사소’가 콜라보 결과물을 출시해 눈길을 끈다.
‘역서사소’는 전라도 방언을 예술적으로 활용해 상품을 개발해온 디자인 업체다. 지금까지 ‘전라도말’이 담긴 엽서와 달력 등을 출시해 이목을 끈 바 있다. 또한 작년 ACC에서 진행한 지역상품 발굴 공모에서 위탁판매 입점 기회를 따내기도 했다.
특히 이번 굿즈는 코로나로 지친 이들과 공감하고 나아가 희망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투리 희망 메시지 컵’은 지난해 ACC컬쳐숍 특별상품 기획으로 추진한 문화상품 중 하나다. 힘든 시간을 함께 이겨내기 위한 격려, 응원 메시지를 전라도 특유의 위트로 담아냈다. 친근한 구어체는 마치 옆에 있는 이에게 말을 건네는 듯한 착각을 준다.
“심들어도 기언치 버틴 나에게”, “뭣인들 항꾸네 하고 싶은 너에게”, “내 맴을 따뿍 담아 귄 있는 당신께” 등은 진심어린 위로와 아울러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한다.
특히 디자인과 경험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반응이 좋다고 한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감성과 공감의 스토리가 만들어낸 효과다. 이처럼 굿즈 매력은 단순히 상품 구매를 넘어 문화를 소비하고 공유한다는 데 차별점이 있다.
ACC 관계자는 “이번 콜라보는 지역이 발산하는 문화적 가능성에 주목해 로컬 크리에이터와 함께 감각적인 디자인을 입혀 굿즈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역서사소 문화상품은 ACC컬쳐숍 매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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