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사업’으로 막대한 시민 세금을 들여 자동차 공장을 짓고 있는 (주)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이번엔 수백억원대 태양광 발전 임대 사업을 놓고 시끄럽다. GGM은 ‘특정업체를 염두한 사업 공고’라는 업계 반발에 재공고까지 냈지만, 여전히 자격요건이 턱없이 높고 지역자재 사용규정 조차 없어 ‘전국 1호 지역 상생형 일자리 기업’이라는 설립 취지마저 무색하게 하고 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GGM은 광주시민이 주인인데도, 특정세력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기업화 움직임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며 “광주시와 시의회, 지역사회가 감시·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광주시와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등에 따르면 GGM은 오는 4월 시운전을 거쳐 9월부터는 10만대 완성차 양산을 목표로, 광산구 빛그린산업단지 내에 자동차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하지만 공장건설 과정에서 지역업체를 외면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태양광 임대사업 입찰 공고를 놓고는 특정업체 사전 내정 의혹이 제기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GGM은 지난해 12월 3일 광주·전남 업체를 대상으로 자동차 조립공장 지붕 위 4만8540㎡ 면적에 설치용량 3.7MW 규모(200억원 대)의 태양광발전 임대사업 제안공고를 냈는데, 반발을 샀다. 100점 만점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는 자격요건이 너무 높고, ‘광주 생산 태양광 패널’ 사용 등을 독려하는 조항이 없다는 점 등이 지적을 받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단일 시공실적 ‘10MW 이상’이었는데, 이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업체는 광주·전남에서 단 한 곳 뿐이다.
GGM은 결국 같은 달 23일 시공실적을 5MW 이상으로 낮추고, 기술인력 보유 평가 항목을 ‘토목’ 한정에서 ‘토목, 건축’ 등으로 단순화해 재공고를 냈다. 업계에선 이마저도 ‘눈가리고 아웅’식 공고라며, 지난 6일 열린 재공고 현장설명회에 단 2개 업체만 참여하는 등 사실상 ‘보이콧’ 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조건을 낮췄다고 하지만, 광주지역 업체 중 5MW 실적이 있는 업체는 2~3곳에 불과하다”면서 “총 100점 중 임대가격(30점)을 최대한 높게 제시해 30점을 모두 받더라도, 나머지 서류(30점), 제안발표(40점) 항목 곳곳에 특정업체만 만점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들러리만 설 게 뻔한 데 누가 (입찰에)참여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한 예로 한국농어촌 공사는 지난해 5월 2840㎾ 규모의 수상태양광발전설비 입찰공고를 하면서 업체의 자격조건 중 하나로 최근 5년 이내 단위 용량 500KW 이상 준공실적을 제시했다. 전체 건설규모의 18% 수준이다. 반면 GGM은 오히려 사업규모보다 1.3MW를 더한 5MW 이상을 제시했다.
태양광 사업공고는 일반적으로 시공실적이 공사규모를 넘지 않고, 특히 공공시설은 신규업체 진입을 독려하기 위해 실적을 공사규모의 절반 이하로 낮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광주에서 생산되는 태양광 패널 사용을 외면한 점도 논란이다. 1차 공고 현장설명회에 참여했다는 한 관계자는 “지역상생형 일자리 사업이면 당연히 지역 내 제작품을 사용하도록 독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1차 현장설명회에서도 값싼 중국산 패널 대신 지역제품을 사용하도록 가점을 제공해야한다는 의견 등이 나왔지만, 재공고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광주시민사회단체 등도 반발하고 있다. 광주지역에너지전환네트워크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GGM은 지역상생형 일자리의 기본 취지를 되살려 단독기업이 참여하는 태양광 임대공고를 철회하고,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 재공고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GGM측은 “참가자격을 높게 한 것은 보다 건실한 지역업체의 참여를 바라는 생각 때문이었으며, 패널과 관련해선 사업자 영역이고 광주에서 업체 2곳이 패널을 생산한다는 사실도 뒤늦게 파악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GGM은 최근 지역업체 외면 논란으로 재공고를 냈던 구내식당 운영자도 대기업군인 삼성웰스토리로 최종 결정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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