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 도시’에 대한 대답은 저마다 다를 수 있다. 김기호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는 ‘걷고 싶은 길이 있는 도시’, ‘만나고 함께 가꾸는 도시’, ‘이야기가 있는 도시’를 꼽았다. 그럼 당신이 꿈꾸는 도시는 어떤 곳인가?
‘행복해지려면 도시를 바꿔라-행복한 도시를 위한 46가지 제안’은 우리가 현재 살고 있고, 후대에 물려 주어야 할 도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탐구한 책이다.
책 제목으로 삼은 ‘행복해지려면 도시를 바꿔라’는 콜롬비아 보고타 시장을 지낸 엘니케 페날로사가 한 말이다. 취임 전 계획했던 광활한 고속도로망 건설을 취소하고 300㎞의 자전거도로를 만든 그는 “사람을 존중하는 도시만이 시민들에게 존중받을 수 있다”고 역설했고, 사람들이 소외당하지 않고 평등하다고 느끼게 하는 힘을 갖고 있는 ‘공공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책은 광주일보가 연중 시리즈로 진행한 ‘행복해지려면 건축과 도시를 바꿔라’를 묶어 펴냈다. 도시와 건축이 행복한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행복한 삶을 위해 도시와 건축은 어떻게 변화해야하는 지 탐색해 본 시리즈에는 도시와 건축 관련 교수, 연구원, 건축가, 언론인 등 광주·전남을 비롯한 국내외 39명의 전문가들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다채롭다. 보행도시, 스마트 도시, 공동체 삶, 교통문제, 공공 건축, 도시와 광장, 안전도시, 사회복지로의 건축 등 삶과 밀접한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책은 ‘도시의 비전, 도시의 미래’, ‘걷는 것이 즐거운 보행도시’, ‘다양한 이동 수단으로 접근이 편한 도시’, ‘주거 문화가 살아있는 정주도시’, ‘이야기가 있는 개성 넘치는 매력도시’, ‘지속가능한 친환경 스마트 도시’ 등 8장으로 구성됐다. 각 장의 제목 하나 하나는 바로 우리 도시가 앞으로 지향해야할 방향을 잘 보여준다.
책에서는 도시의 양적 확산을 재고할 시점이 왔음을 지적하며 21세기 형 도시인 ‘콤팩트 시티’를 제안하고 자전거 친화도시와 탄소 저감 도시를 위한 건축과 도시 변화상을 살펴본다. 또 도시를 풍요롭게 하는 건축의 공공성을 모색하고, 공공공간의 매력을 높이는 민간주도 타운매니즈먼트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SF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공간의 영역을 허문 ‘입체도시’ 등 미래를 탐색하고 철도역과 오래된 하천 등 기존에 존재했던 것들에 새로운 발상을 더해 도시의 주요 발전 동력으로 삼아야한다는 주장도 실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소개하는 해외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도시 전체를 정원으로 만든 싱가포르, 도시 브랜드이자 관광상품이 된 경전철을 통한 교통마을 만들기로 도시 변화를 일으킨 스트라스부르 등 프랑스의 중소도시, 공공공간을 통한 매력 도시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일본 등의 사례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편집 책임을 맡은 조용준 조선대 명예교수는 프롤로그 ‘도시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에서 “이제 확산과 자동차, 분리와 개별성을 강조한 근대도시 정책에서 벗어나야만 도시가 다양한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갖고 있는 집단과 계층, 특히 경제적·도시적 약자들까지 모두 섞여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장이 될 수 있다”며 “이 책이 건축이나 도시 만들기에 종사하는 사람들, 더불어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를 바꾸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세움·2만8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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