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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을기자

쌀 수확 앞두고 비축미 방출 … 농심 ‘나락’

by 광주일보 2023.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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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농민들, 5만톤 방출 계획에 “햅쌀값 하락” 강력 반발
정부 “원료곡 해결이 목적” … 농민 “쌀값 정상화에 찬물”

정부가 올해 쌀 수확기를 앞두고 최근 비축미 5만t을 방출하기로 하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산지 쌀값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오후 광주시 서구 서창 들녘에 추석 ‘상차림용’으로 올리는 햅쌀(조생종)이 황금빛으로 익어가고 있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정부가 쌀 수확기에 비축미 5만t을 시장에 방출키로 하면서 전남지역 쌀 생산농가들이 반발하고 있다. 올해 급등한 농자재 비용을 감안하면 현재 쌀값도 적정가에 못 미치는데, 가격 오름세가 형성되는 햅쌀 출하 시기에 비축미를 풀면 쌀값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당장, 올 추석 ‘상차림용’인 햅쌀(조생종) 출하가 다음달 초 예정된데다, 전체 햅쌀의 90%에 이르는 중만생종 햅쌀도 다음달 중순부터 수확에 들어가는 등 쌀 수확이 임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비축미 풀기’는 ‘쌀 가격을 떨어트리겠다’는 신호를 줘 쌀값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게 농민들 사이에서 터져나오는 불안감이다.

전남도도 농민 불안감을 감안, 정부 비축미 방출이 2023년산 쌀 수확기 쌀값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 전남도와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시장에서 원료곡이 부족하다는 농협·민간 RPC 등의 요구에 따라 2022년산 공공비축미 5만t을 방출키로 하고, 수요 파악을 거쳐 다음달 22일까지 인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남지역 42개 RPC 등이 요구한 물량만 1만 3000t에 이른다.

정부는 지난해 2022년산 공공비축미(45만t)외에 42만t(2022년산 32만t+2021년산 10만t)을 추가로 사들여 격리하는 등 대규모 시장 격리가 이뤄지면서 햅쌀 수확기를 앞두고 원료곡이 부족해 농협·민간 RPC 등의 비축미 방출 요구가 잇따랐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는 9월 말까지 판매하지 못할 경우 해당 RPC 등에 남은 물량을 전부 회수하고, 향후 정부 양곡 판매 대상에서 1년 간 제외하겠다는 조건을 전제로 공급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수확기 쌀값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를 반영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농민단체 등은 그러나 패널티 조항을 붙였더라도, 정부의 ‘쌀 풀기’는 쌀 가격 오름세를 막겠다는 강한 ‘시그널’을 줘 쌀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8월 15일 산지쌀값은 80㎏ 기준 19만 4364원(20㎏ 기준 4만8591원). 올 들어 가장 높은 가격으로, 평년가격(80㎏ 기준 18만 8175원·최근 5년중 최저년도와 최고년도 가격을 제외한 3년 간 평균가격)보다 3.2% 높은 상태다.

80㎏ 기준 쌀값은 지난 1월 18만339원(20㎏ 4만5085원)→2월 17만 9611원(20㎏ 4만4433원)→3월 17만 8907원(20㎏ 4만 4727원)→4월 17만 7730원(20㎏ 4만 4433원)까지 내림세를 보이다, 5월 17만 8345원(20㎏ 4만 4586원)→6월 18만 1884원(20㎏ 4만 5471원)→7월 18만 6106원(20㎏ 4만 6526원) 등 오름세다.

농업계에서는 이달 말 조생종 벼 수확이 시작되고 다음달 초부터 추석 ‘상차림용’인 햅쌀 출하가 본격화되는 시기라 쌀값 오름세도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비축해둔 쌀을 풀면 쌀값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게 농민들 우려다. 농민단체 쪽에서는 정부의 올 수확기 산지 쌀값 목표가격(80㎏ 20만원)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국농민회 광주전남연맹은 “부족한 원료곡 문제는 이번 주부터 본격 수확하는 조생종 벼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면서 “정부 발표는 조금씩 정상화되는 쌀값 오름세를 막으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현장 나락 값 형성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만큼 수확기 정부곡 방출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쌀값 오름세를 걱정하는 정부와 달리, 농민들은 아직 ‘쌀값 정상화’가 멀었다는 입장이다.

차량 유류대·인건비·비료값 등을 포함한 쌀 생산비를 감안하면 한 공기(100g)에 250원 수준인 현재 쌀값은 지나치게 낮다는 것이다. 농민들은 최소한 밥 한 공기 300원, 1㎏ 3000원으로 계산해 80㎏ 기준 24만원 정도로 형성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전남도도 최소 22만원 이상에서 쌀값이 형성될 수 있도록 정책적 건의를 해오고 있다.

박형대 전남도의회 의원은 “원료곡 부족 문제는 수확기 쌀값 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농협과 민간 RPC별로 상황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이번 조치는 쌀값이 오르면 정부가 비축미를 방출해 오름세를 막겠다는 시그널을 줄 수 밖에 없고 가뜩이나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쌀값 형성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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