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에 항의 전화·맘카페 비난 글
광주시의 출생축하금 폐지<광주일보 2022년 12월 28일자 6면> 결정에 지역 내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광주시는 현금성 지원을 줄이는 대신 돌봄·육아 중심 정책으로 전환하겠다고 해명했지만, 사전 협의 없는 갑작스러운 정책 변경과 홍보 부족, 어설픈 해명 등으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2021년부터 지급해 온 출생축하금 100만원을 올해부터 주지 않기로 했다. 출생축하금은 광주시가 2021년 입법한 ‘광주시 출산 및 양육 지원 조례’에 따라 지급되는 출산 지원금이다.
생후 2년까지 월 20만원, 총 480만원이었던 육아수당도 올해는 생후 12∼23개월(총 240만원)만 유지하고 내년에는 폐지한다.
광주시는 정부 사업과 중복하는 정책을 조정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정부에서는 비슷한 성격의 첫 만남 이용권(200만원)을 지급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생후 0∼11개월 월 70만원, 12∼23개월 월 35만원 등 부모 급여도 신설했다.
하지만 광주시 자체 지원이 폐지됐다는 소식에 시 여성가족과와 비서실 등에 항의 전화가 이어지고, 맘카페 등에도 비난 글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새해가 임박한 지난해 12월 중순에서야 폐지를 결정하고, 시민에게도 알리지 않는 등 홍보 절차도 크게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민의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여기에 새해 들어 오히려 자체 출산 지원을 늘리는 자치단체들이 늘고 있는 점도 광주 거주 임산부들을 열 받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결국 김순옥 광주시 여성가족교육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뒤 “(출생축하금 예산 등으로) 손자녀 돌봄, 입원 아동 돌봄 등 각종 돌봄 사업 확대와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김 국장은 다만 시민소통 부족 등과 관련해선 “바뀐 시책을 바로 설명하지 못한 점은 양해를 구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국장은 또 추가 자료를 통해 광주시는 정부 사업과 중복 정책을 조정한 것이라는 입장과 함께 특히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2곳은 출산장려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자료 등도 제시했다.
하지만, 이 같은 광주시의 어설픈 해명은 시민여론을 더 자극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시민 A씨는 이날 한 맘카페 게시판에 “제도 시행 당시만 해도 타 시도에는 없는 전국 최초·최대라며 적극 홍보하더니 이제는 다른 지역도 지원 안 하니까 우리도 안 하겠다는 변명이나 늘어놓고 있다”며 “똑같은 내용(행정)을 놓고 그때 그때 말이나 바꾸는 행정조직을 어떤 시민이 신뢰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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