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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을기자

소멸위기 지자체 ‘제2의 예산’…고향사랑기부금 쟁탈전

by 광주일보 2023.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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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링 만들고 연예인 내세우고
홍보단 꾸려 출향인사 찾아 호소
지자체마다 홍보 방안 마련 분주
전남도 서포터즈 100만명 모집
관계 인구 늘리기에도 총력전
광주시 ‘네이밍도네이션’ 도입
전남 22개 시·군 112개 특산품 선정

‘컬러링 만들고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홍보하는가 하면, 출향 인사들을 찾아 다니며 기부를 호소하고 타 지역과 품앗이하기 등.’ 광주·전남 자치단체의 고향사랑기부금 쟁탈전이 시작됐다.

소멸 위기에 내몰린 지역에 보탬이 되는 ‘쌈짓돈’ 역할을 할 수 있는데다, 기부자가 많을수록 지역 활성화로 이어지는 만큼 지역과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을 더 많이 확보하려는 노력도 치열하다.

한국지방세연구원도 지난해 조사결과, 고향사랑기부금제도에 대한 대국민 인식률이 현재(9.5%)보다 높아질 경우 기존 전국 모금 예상액(987억)보다 많은 기부금을 모금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 인식률이 20%로 올라가게 되면 기부금액은 2077억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게 연구원 분석이다. 광주·전남 자치단체들이 전국에 있는 출향도민을 대상으로 전략적 홍보 방안을 고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매년 2월 공개되는 모금 실적이 사실상 지자체장 성적표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도지사, 시장·군수로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지역발전을 위한 역할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지방의원들도 외면하기 힘들다.

올 설 명절은 코로나로 인한 이동 제한이 풀려 고향을 찾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치단체들은 기차역, 터미널, 주요 관광지 등에 홍보 현수막을 붙이고 붐비는 시간에 역과 터미널 등을 찾아 팸플릿을 나눠주려는 홍보 전략도 마련해놓고 있다.

◇지역 홍보, 고향사랑기부제 성공 관건=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면서 그 관심을 지역으로 끌어들여 기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뭘까. 전남도와 22개 시·군 자치단체들의 고민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게 고향 출신의 유명 연예인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끌면서 그 관심을 지역으로 끌어들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전남도가 최근 배우 김수미씨를 통해 ‘고향사랑기부제 동행 응원 릴레이’를 추진한 이유다.김씨는 전남도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전남도는 김수미씨에 이어 김연자씨를 택해 ‘응원릴레이’를 이어갈 계획이다.

목포가 고향인 가수 남진씨도 고향사랑기부제를 홍보하고 나섰다. 남진씨는 목포시에 500만 원을 기부하며 고향사랑기부제 동참을 호소했다. 품앗이 기부도 많다. 김영록 전남지사와 이철우 경북지사는 기부 활성화를 위해 경북도와 전남도에 서로 500만 원씩 고향사랑기부금을 ‘품앗이’로 기부했다. 김한종 장성군수와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도 상대방 지자체에 ‘주거니 받거니’ 식의 고향사랑기부금을 각각 기탁했다.

직접 발로 뛰거나 휴대전화 연결음, 타 지역 관광지를 활용하는 방법도 쓰인다.

장흥군은 전 직원 980여명의 휴대전화 통화연결음에 ‘장흥사랑 고향사랑기부제’ 와 답례품으로 특산품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을 담아 알리는 방안을 진행중이다. 여수는 부산·인천 등 여행객들이 몰리는 타 지역 유명 관광지 일대 음식점 등에 여수를 소개하고 알리는 식탁보 등을 제공하며 홍보해왔다.

홍보단을 꾸려 출향 인사를 찾아다니는 자치단체들도 많다. 고흥군은 홈페이지와 군 실·과, 읍·면 추천을 받아 100여명의 군민홍보단을 꾸려 고향사랑기부제 홍보에 나설 방침이다.

해당 자치단8체 주민이 아닌 사람에 대해서만 모금할 수 있는 점과 출향인 1세대의 고령화를 감안, TV·라디오, 중앙지, KTX·역·도심 전광판 등 옥외매체 등 고령층에게 접근성이 높은 매체 중심의 홍보도 대부분 자치단체에서 진행중이다.

◇관계 인구 확대에도 총력=관계인구(직접 거주하지 않더라도, 체험·문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교류하면서 지역과 관계를 맺는 인구) 확대 방안도 지자체들이 고향사랑기부 활성화를 위해 고민하는 부분이다. 기부자가 많아질수록 지역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전남의 경우 ‘전남 사랑애(愛) 서포터즈’ 100만명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지역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전남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국민들을 서포터즈로 가입시켜 지역의 발전 방안과 미래를 그려 나가는 후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잠재적으로는 고향사랑기부 활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전남도는 최근 서포터즈 모집 우수부서를 선정, 500만원까지 포상금을 주는가 하면, 2박 3일 일정의 국내 연수를 보내주는 포상계획도 마련해 추진중이다.

나주시도 기부인원 1만명 달성을 위해 추진단을 꾸려 출향인, 이전기관 임직원, 기업체 등을 통한 관계인구 발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네이밍 도네이션 등 답례품 개발, 기금 사용처 발굴도 흥행 한 몫=지역 특성을 대표할 답례품은 기부 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요인이라 매력적이고 차별화된 답례품 선정 여부를 놓고 지자체들의 고민도 깊다.

답례품은 기부를 하면 세액공제(10만원까지는 전액, 10만원 초과분은 16.5%) 외에 기부금액의 30%까지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광주시는 전국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기부자들이 10만원 이상을 고향사랑기부금으로 기부하면 광주문화예술회관에 이름을 새기는 ‘네이밍 도네이션’을 도입했다.광주시는 기부자가 본인 또는 가족, 친지, 연인 등 희망하는 이름을 1991년 개관한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 좌석에 새겨준다.

광주시는 기부자의 이름 등을 새기는 것 외에도 김치, 농축산 꾸러미, 우리밀 가공품, 쌀, 김부각, 잎차류, 공예품, 광주상생카드 등을 제공한다.

광주 5개 자치구별로도 지역 특성에 맞는 답례품을 마련하고, 고향사랑기부금을 모으고 있다.

각 구별 답례품을 살펴보면 광주 동구는 수제청, 제빵, 김치, 커피, 춘설차, 유산균음료, 손수건, 지갑, 텀블러, 조명, 민화그림, 서구는 빛찬들 쌀, 마왕파이, 참기름, 양념돼지갈비, 혼합음료, 공예품, 남구는 진다리붓(추가 답례품 공모 중), 북구는 농산물꾸러미, 땅감, 빛찬들 쌀, 매실엑기스, 식혜, 도라지 가공품, 우리밀가공품, 건조과일, 비누, 도자기, 텀블러, 공예품, 광산구는 답례품 공모 중이다.

김석웅 광주시 자치행정국장은 “처음 시행되는 고향사랑기부제가 성공할 수 있도록 기부자가 공감하는 답례품을 개발하고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도의 경우 22개 시·군의 특산품 등 112개 품목을 답례품으로 선정했고 22개 시·군도 지역의 차별화된 관광 상품 등을 활용한 답례품을 선정해 운영중이다. 영암군에서는 ‘천하장사와 함께하는 식사데이트권(관광 서비스 체험권 중 일부)’으로 기부자 관심을 끌고 있으며 순천에 기부하면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입장권’을 답례품으로 받을 수 있다. 함평에서는 엑스포공원 내 자동차극람 관람권을 제공한다. 장성군은 백양사에서 템플스테이에 참여할 수 있는 답례품을 제공한다.

기금 사용처도 차별화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낸 돈이 어떻게 쓰이는 지 명확하게 공개될 경우 ‘선한 영향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기부자들이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전남도는 이같은 점을 감안, 고향사랑기금운용심의위원회를 두고 기부자가 공감하고 보람·긍지를 느끼게 하는 사회혁신 플랫폼 사업, 지역갈등 치유사업 발굴 등에 나설 계획이다. 여수시도 기부금의 사용처를 차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고향사랑기부제

개인이 거주하는 지방자치단체를 제외한 지자체에 개인이 기부하면 세액공제도 받고 답례품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연간 기부 한도는 500만원까지다. 기부자에게는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10만원까지는 전액공제, 1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16.5%의 세액공제가 보장된다. 지자체는 기부금의 30% 이내에서 답례품을 줄 수 있다. 고향사랑e음(ilovegohyang.go.kr) 시스템에 접속, 본인 인증을 거쳐 기부 지자체를 선택하고 금액을 입력한 뒤 연계된 위택스로 납부하면 된다. 이후 답례품을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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